문 대통령, '붉은 깃발법' 언급하며 銀産분리 완화 길 텄다 / 은산분리 완화 / KT 카카오
與도 완화로 입장 선회… 이달 임시국회서 통과될 가능성 높아
지난달 12일 인터넷 전문 은행 케이뱅크는 1500억원 자본 조달을 시도했다가 쓴맛을 봤다. 비(非)은행 기업이 은행 지분의 4% 이상을 갖지 못한다는 은산(銀産)분리 규제에 막혀 KT 등 비금융 대주주들이 증자에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규제에 걸리지 않는 300억원어치 전환주 발행으로 급한 불은 끄고 나머지 1200억원 조달은 기약 없이 후일로 미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자본이 충분하지 않으면 은행의 재무 건전성이 나빠지고 대출 등의 영업을 할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는 작년 '금융업계의 메기'로 키우겠다며 야심 차게 인터넷 전문 은행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은산분리 규제 문제는 그대로 둔 채 은행만 덜컹 출범시키면서 곧바로 반쪽짜리 신세가 됐다.
금융 혁신의 구심점이 될 거란 기대와 달리 규제가 얼마나 혁신을 가로막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838억원, 1045억원의 적자를 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인터넷 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직접 촉구하고 나서면서 관련 논의는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물론 그동안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해 온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 정부가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5년 6월 금융위원회는 '인터넷 전문 은행 도입 방안'을 냈다. 그러나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재벌이 금융 산업에 진출하는 물꼬를 터줄 수 있다"고 반대하면서 국회 벽을 넘지 못했다.
은산분리 규제가 인터넷 은행의 발목을 잡은 것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대우증권·동양종합금융 등은 해외 금융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 은행 설립에 도전했지만 은산분리 규제에 막혀 실패를 맛봤다.
SK텔레콤도 2001년 코오롱·안철수연구소(현재 안랩) 등과 함께 인터넷 전문 은행 '브이뱅크' 설립을 추진했다가 은산분리 규제로 좌절한 바 있다. 은산분리가 완화되면 인터넷 은행의 전문 분야인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와 핀테크 혁신의 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2022년까지 중금리 대출 공급을 연 3조1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KT 주가 차트
카카오 주가 차트
그러나 총수가 있는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법안에 여전히 남아 있어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올해 자산이 10조원 이상인 대기업 집단 32개 기업 중 총수가 없는 곳은 KT·포스코·KT&G 등 6곳뿐이다.
핀테크(fintech) 분야에서 해외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큰 삼성·SK·LG 등 한국 대표 기업들은 여전히 진입 규제를 받는 셈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간편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를 탑재해 한국과 미국 등 총 21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간편 결제 외에 다른 서비스는 할 수 없다.
경쟁사인 중국의 알리바바가 알리페이와 인터넷 전문 은행인 마이뱅크까지 연계해 결제·자산 투자·대출 서비스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과 상반된 상황이다.
게다가 대기업 집단의 배제는 빠르게 성장하는 중소·중견기업들에 족쇄를 채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많다. 인터넷 전문 은행인 카카오뱅크의 모(母)기업인 카카오는 자산 규모가 8조5000억원으로 준대기업 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돼 있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총수다. 카카오가 빠르게 성장해 자산이 1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경우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으로 분류돼 인터넷 전문 은행의 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 은행을 하기 위해 향후 기업 인수합병도 하지 말고 사업 확장도 하지 말란 말이냐"고 말했다.
☞은산(銀産)분리
재벌의 은행 지배를 막는다는 취지로 기업이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한 규제다. 특히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4%로 제한한다.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경우, 설립을 주도한 KT와 카카오가 은산분리 규제로 인해 추가 자본 투입을 못 하고 있고, 이로 인해 두 은행은 대출 확대, 신규 서비스 출시 등 공격적인 영업을 못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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